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를 하기 전에 이미 프리랜서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보니 집에서 근무를 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는 게 익숙한 환경이라며 안정감을 느끼고 원격근무는 새로운 방식이라 낯설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시는 분들을 많이 봤다. 재택근무, 워케이션의 장단점을 공유하고 워케이션이라을 기업에서 제공했을 때 직원들이 워케이션에 대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개인의 관점에서 본 워케이션 장점
1. 출퇴근 시간 감소
개인적으로 꽤 큰 장점이었다. 편도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을 때 출근 1시간, 출근 전 준비 1시간, 퇴근 1시간을 계산하면 하루 3시간 정도를 업무 외 다른 생산적인 일에 사용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출퇴근 시간을 절약해 야근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인 느낌이었다.
2.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장소에서 근무
한국관광공사가 2022년 3월 한화, 포스코, KT, 우아한형제들 등 국내 대기업과 IT 기업 임원, 인사 담당자 52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의 긍정적 효과를 조사했더니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비율이 61.5%였다고 한다.
사람마다 일이 잘 되는 환경이 따로 있다. 어떤 사람은 카페가 시끄러워 일에 집중이 안 되고, 어떤 사람은 카페의 백색 소음이 일에 더 집중하게 한다. 나의 경우는 후자로 카페에 가서 창가에 앉아 일을 할 때 오히려 창 밖을 보지 않고 모니터만 보게 되는 희한한 업무 태도를 가지고 있다. 집에 올 때는 ‘풍경도 좀 보면서 일하려 했는데 오늘도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한다.
제주도에서 한 달 살이를 하면서 워케이션을 할 때는 그래도 한 두 번은 고개를 들어 눈앞의 바다를 보곤 했는데, 일이 잘 안 돼서 올라오던 짜증도 파랗고 드넓은 바다를 보면 ‘그래, 저런 멋진 풍경들 속에 이런 일은 별 일도 아니지’라며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운 풍경에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가곤 했다. (물론 카페나 워케이션을 가면 비용은 들지만…^^;;)
개인의 관점에서 본 워케이션 단점
1. 모호한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의 경계
회사에 출퇴근을 할 때 주는 공간의 변화가 업무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느낌이 있다면 집에서 하는 업무 시간은 개인 시간과 혼재되어 있다. 9시가 되기 직전 노트북을 열면 출근, 6시 이후에 노트북을 닫으면 퇴근이라는 기준을 정해두었다. 하지만 일이 많은 날은 잠들기 전까지 야근을 하기도 해 하루 근무 시간이 12시간을 넘는 날도 많았다. 반대로 일이 적은 날은 업무 시간에도 개인적인 일상을 보내다 시간이 지나기도 한다.
2. 유대감 및 소속감 감소
회사에 출근해서 근무를 하는 게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일하다가 동료들과 마시는 커피 한 잔, 스몰챗 등은 일에 대한 생각을 가볍게 나눌 수도 있고, 일을 하는 중간에 잠깐의 리프레시가 되어 다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집에서 혼자 일하다 보면 단절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주 5일 재택근무가 편하고 좋았는데, 계속하다 보니 주 3회는 재택근무를 하고 주 2회 정도는 출근을 하고 싶어졌다.
이런 현상들은 과도기에 겪는 현상으로 추후 제도가 좀 더 다듬어지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들이 Core Work Time (집중 근무 시간)을 정해두고 주기적으로 화상회의를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개선되길 기대한다.
3. 커뮤니케이션
재택근무를 하기 전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던 게 재택근무, 탄력근무를 도입하면서 어려워졌다. 많은 관리자들이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점을 어려운 부분으로 느낀다고 한다.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 확대되어서 각자의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보편화되길 기대한다.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은 즉시 답장이 오지 않는 것을 전제로 소통하는 것인데, 카톡을 하듯이 문장을 나눠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육하원칙과 같이 이유와 상황 등을 자세히 정리해서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예를 들면, 동기식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과장님, 디자인 작업 완료했으니 검토 부탁드립니다’ ‘과장님, 검토하셨나요?’ 등으로 간략하게 소통했다. 이 때는 많은 글이 오고가는 동안 부정확한 내용들이 동반되는데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에 습관을 들이게 되면 ‘과장님, 금일 6시까지 ㅇㅇ 업체에 시안을 전달하기도 되어 있어서 2시까지 작업 검토 후 수정사항 피드백 주시면 수정해서 6시 전에 보내려고 합니다’와 같이 구체적인 이유와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서 소통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원격근무를 하는 구성원들이 가져야할 태도
1. 마음가짐
장소(재택근무, 워케이션 등)와 근무 시간(탄력 근무)에 대한 선택권을 받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편한대로 일하면 된다는 식의 생각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
또한 업무 시간 역시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9 to 6의 개념이 아닌 근무 시간 (일 8시간 혹은 주 40시간)을 말한다. 업무 시간에 개인 업무를 본다고 시간을 다 보내지 않도록 하고 업무에 집중해 회사에서 근무할 때와 같은 결과를 내야 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대강하게 되면 결국 티가 나고 그로 인해 원격근무 제도가 없어진다면 다른 동료들에게도 피해가 된다는 점을 잊으면 안될 것 같다.
2. 커뮤니케이션 방법
위에 언급한 대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습관을 만들어서 보다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다. 각자 일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내 업무가 급하다고 해서 동기 커뮤니케이션을 하려하기 보다는 상대방도 다른 업무를 보고 있음을 존중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3. 존중과 이해
사무실에 출근할 때도 원격 근무를 할 때도 ‘나는 일하는데 너는 놀고 있니?’와 같은 생각은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할 일’에 신경을 쓰되 동료가 업무에 지장을 주는 상황이 되면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상황과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프로젝트 진행과 결과에 효율적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워케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프리랜서들만 원격근무를 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도 원격근무를 제공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서 좋다. 앞으로도 원하는 사람은 선택적으로 원격 근무를 하면서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에밀리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플렉스웍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Flex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