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법정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정한 주 5일제는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어 20여년 동안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제 주 4일제 혹은 4.5일제가 다음 단계가 아니냐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날이 정말 올까요?
지금 한국의 노동 시장 상황을 보면 기대가 한 풀 꺾이는 것 같습니다. 요즘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6일 입법을 예고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입니다. 일이 많을 때는 현행 주간 52시간에서 최대 69시간까지 늘려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56%가 이 개편안에 반대 하고 있다고 합니다.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는 불길을 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주 4일제를 실험하고 있는 지금, 주 4일제 근무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려 합니다.
데이터가 말하는 주 4일 근무제
주 40시간 미만 근무의 영향과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 지금까지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뉴질랜드의 부동산 관리 회사인 Perpetual Guardian의 연구에 따르면 2018년 3월~4월 사이에 직원 240명을 대상으로 급여는 동일하게 지급하고 근로 시간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인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
스트레스 수준 7% 감소
-
업무 만족도 5% 증가
-
24%는 워라밸 수준이 좋아졌다고 느낌
이 회사의 실험에서 중요한 것은 근무 시간을 주간 8시간 줄였지만 업무 성과는 동일하게 유지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직원들이 단축된 근무 시간 내에 업무 기대치를 수행하려는 동기가 더 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보다 대규모 실험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서 2019년 사이에 아이슬란드노동인구의 1%에 해당하는 2,500명 이상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당 35~36시간 일하도록 한 것이죠. 이 실험에서도 근로 시간만 단축하고 급여는 동일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이 대규모 실험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생산성이 동일하거나 오히려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근로자들은 스트레스와 피로 수준이 줄어들었고요.
결과적으로 이 실험을 통해 아이슬란드 노동 인구의 86%가 주당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데 이르렀습니다.
그 외에도 일본의 마이크로소프트 재팬 은 2019년 여름에 직원 2,3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테스트해 본 결과 생산성이 40%나 향상되었다는 놀라운 사례도 덧붙입니다.
영국 에서는 2022년에 약 60여 개의 회사가 참여한 주 4일, 34시간 근무 제도 실험 결과, 90%에 해당하는 56개 사가 더 유지하기로 했고, 그 중 18개 사는 완전 주 4일제 근무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어떤 장점과 단점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요?
주 4일제 장점 3가지
생산성 향상
여러 나라 혹은 기업 차원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은 최소한 주 5일 근무제도와 동일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나은 일과 삶의 균형
개인적인 업무를 보기 위해 연차를 낼 필요가 없고,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에 할애하거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등 새롭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더욱 알차게 활용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환경적 이점
출퇴근을 단 하루 하지 않는 것으로도 근로자 개인의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환경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사무실에서 사용되는 전기, 가스 등의 사용량이 줄어들어 사무실 운영 고정비용도 줄어듭니다.
주 4일제 단점 3가지
기울어진 형평성
현재의 주 5일제도 그렇지만 모든 산업에 적용 가능한 근무 제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제도는 누군가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습니다.
짧은 근무 시간으로 인한 압박감
실험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짧게 일하고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어떤 이들은 35시간 혹은 32시간 안에 일을 마쳐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스트레스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추가 근무를 하면서 일을 더 하게 될 수 우려도 있습니다.
급여 삭감 가능성
주5일제일 때와 동일한 급여를 지급한다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상황에 따라 주 4일 근무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전체 급여를 기존보다 낮게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주 5일 근무가 자리잡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만큼 주 4일 근무로의 전환까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워크 혹은 재택근무 를 하면서 매일 사무실에 정해진 시간을 지키고 앉아서 일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최대 69시간 근로제도가 논의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 기업과 직장인들이 다음 단계로 기대해야할 것은 어쩌면 주4일제 보다는 하이브리드 근무 혹은 재택근무의 확산이 더욱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다양한 하이브리드 & 재택근무 직종을 먼저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플렉스웍에서 쉽게 찾고 지원까지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