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재택근무한 경험자의 후기가 궁금하다면?

웹사이트 제작 도구 ‘워드프레스’를 만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IT회사 오토매틱은 모든 임직원이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사무실 하나 없이 리모트 워크로 일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리모트 워크 기업답게 전 세계의 인재들이 장소의 제약 없이 일하고 있는데요, 한국에도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오토매틱에서 9년 째 근무 중이신 김태곤 엔지니어가 있습니다.

1,800명이 넘는 구성원과 원격으로 일하는 이야기, 어떤 마인드로 리모트 워크에 임하면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로 담아 보았습니다.


1. 리모트 워크의 업무 성과가 있다고 느끼는지

재택근무를 9년간 지속한 이유다.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 집중할 시간이 많이 필요한 분야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작업 방식이라고 느낄 것이다.

내 경우엔 코드를 보고 프로그램을 짜야 하기 때문에 몰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데 사무실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주변 사람이나 요건에서 방해받는 일이 많았다. 하다못해 지나가는 소리 하나에도 신경이 쓰이더라. 어떤 회사는 헤드폰 쓰게 해주지만 어디는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보니 어려웠다. 최대한 방해받지 않고, 다리를 올려둘 수 있는 스툴과 편한 복장으로 내 취향의 업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점이 만족스럽다.

생산성, 창의성 측면에서도 낫다고 본다. 하루에 8시간, 10시간, 4시간 상관없이 일정량의 성과를 내면 된다. 농담 반, 진담 반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었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일에 몰입해서 마무리하게 된다. 빨리 끝내고자 하는 동기 부여가 되더라.

이외에도 일을 제외한 나머지 사회생활에서 고려해야 하는 일들을 일상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이 이익이라고 본다. 이 방식이 익숙해지면, 협업의 공간을 전세계적으로 확장하기가 좋다. 통신방식이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비동기화1) 돼야 하다 보니 텍스트, 기록을 남기는 시스템에 적응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전세계 누구와도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비동기화: 내가 질문을 했을 때 지금 당장 실시간으로 대화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일하는 방식

오토매틱의 직원 절반은 미국인이고 나머지는 아니다. 굳이 누군가 야근을 하지 않아도 24시간 어디든 일할 사람이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회사에도 이익이다. 글로벌 관리 역량도 생기고 시간 공백이 생기지도 않으니 편하게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공간 비용 절약까지. 언어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세계 어디서든 인재를 뽑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만 봐도 도시마다 임금 차이도 많이 나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2명 뽑을 비용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3명의 인원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의 제약을 두지 않는다.

2. 오토매틱은 모든 구성원이 원격근무를 한다고 들었다.

개발자가 아닌 다른 직무(마케터, HR)에서도 원활하게 운영되는지 알고 싶다.

제조업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직군에서는 왜 안될까?라는 물음이 생긴다. 동료들과 연결되고 일하고 싶다면 화상회의나 채팅을 하면 되고 여러 가지 보조 장치들이 있기 때문이다. 회의실에 모여 회의를 하는 것과 온라인으로 만나서 하는 것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겠다. 과거에 일했던 때를 떠올려봐도 직접 만나서 할 때의 이득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아, 한 가지 있다면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게 편하지 않아서 직접 만났을 때보다 온라인에서 만나면 덜 또렷하게 들린다는 정도가 떠오르는데 사실 어지간한 건 대체 가능하다고 본다. 온라인 화이트보드, 화면 공유도 되고.

 

3. 한국의 경우 리더들의 관리 감독 마인드, 환경(인프라), 역량(필요한 툴을 사용하는 능력,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을 배우는 것)이 문제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1) 리더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이곳에선 매니저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 목표를 명확하게 모든 구성원들이 인지하도록 했는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로 전달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만큼 기록을 기본으로 하고 가장 중요시한다. 일을 안 한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사실 본인이 걱정할 정도로 가만히 두지도 않는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체크하고 하루, 이틀이라도 업데이트가 안되면 바로 질문이 들어온다. 이미 좋은 프로젝트 관리 도구들많이 나와있는 상황이다. 툴을 살펴보면 일의 진행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칸반 형식의 트렐로라거나. 잘만 활용하면 일의 진행 상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팁을 준다면 일의 단위를 하루, 이틀 분량으로 작게 나누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야 빨리 착수할 수 있고 일을 진행하는데 이상신호가 올 때 빨리 캐치해내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번외지만 실제 업무를 떠올려봤을 때 기획 회의나 기초 아이디어를 잡을 경우 몇 명이 브레인스토밍을 하는데 그 내용이 전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회사 내에 누구라도 의견을 덧붙일 수 있어 좋았다. 본인의 과거 경험, 비슷한 사례를 나누며 발전하는 모습을 본다.

2) 내가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을 어렵게 생각한 이유를 떠올려보면 너무 빨리 제대로 해내려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메일도 그렇고 업무 외적으로 경험해본 건데 업무에 적용을 해보려니 낯선 거다. 환경이 달라졌으니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데 견디지 못하니 답답해했다. 아무도 가이드 안 해주는 상태에서 혼자 적응하려니 2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나만의 업무 패턴을 찾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막 입사한 신입사원처럼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면 되겠다.

익숙해진 입장에서 돌아보면, 내가 궁금할 때 바로 찾아가서 그 사람의 시간을 방해하기보다는 다른 루트로 물어봐두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상대도 필요한 때에 답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쇼핑몰에서 물건 주문하는 것처럼 말이다.

3) 이곳에선 사람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철저히 일로 관리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일만 잘 하면 된다. 그리고 이게 기업 본연의 목적에 더 맞는 일 아닐까. 회사에 자리를 지키게 하려고 뽑는 건 아니지 않나. 리더의 역량은 일을 보고, 잘 시키고, 잘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것. 혹시라도 이 구성원이 업무에 있어서 말 못 하는 고민이 있어서 업무 진행이 안되면 해결해 주는 것까지라고 본다.

목표를 명확하게 부여해 주면 부서장이 전체 공지 외에 한 사람, 한 사람 실제 일을 할 사람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고 이 사람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편하게 질문도 하도록 해서 실무자가 손에 쥘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곳에선 모른다고 물어보면 리더들이 물어봐 줘서 고맙다고 답변한다. 충분히 이해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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